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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의 인생을 열어준 삶의 터전, 동대문

본 인터뷰는 매장 홍보를 위해 소매 고객에게도 배포되었습니다.
누구나 살면서 인생의 고저(高低)를 한번씩은 겪기 마련인데요. 힘들었던 시기에 동대문에서 새로운 삶을 다시 시작하고, 평생의 짝을 만나 제2의 인생을 시작한 분이 있습니다. 사람 사는 냄새가 진하게 느껴지는 동네, 동대문에서 깨방정을 맡고 계시다는 ‘지수’ 브랜드의 이태혁 사장님을 소개합니다.
Q. 간단한 자기 소개와 매장 소개 부탁 드려요.
안녕하세요, 디오트 4층 i13호에서 ‘지수’ 브랜드를 운영하는 이태혁입니다. 동대문 도매시장에서 깨방정을 담당하며 즐겁게 장사를 하고 있습니다. 하하
Q. 동대문에서 도매 브랜드를 운영한지 얼마나 되셨나요?
저는 8년 정도 되었고요, 저희 와이프가 20년 넘게 동대문 도매시장에서 일을 했어요. 와이프가 의상 디자인을 전공해 졸업하자마자 동대문에서 디자이너로 근무하다가 본인 브랜드까지 오픈했거든요. 여자친구였던 시절부터 제가 옆에서 매장 운영을 도와주다가 지금은 아이 엄마가 되어 함께하고 있네요.
Q. 오랜 시간 동대문에서 지수라는 브랜드가 사랑 받는 비결은 무엇인가요?
비결은 디자인과 퀄리티라고 생각해요. 디자인부터 생산, 제작까지의 공정을 와이프가 총괄하고 있고, 저는 매장 운영과 마케팅을 담당하고 있거든요. 수년째 옆에서 보면 와이프가 의류를 제작할 때 절대 단 한번도 현실과 타협하지 않아요.
원단부터 부자재까지 직접 셀렉하고 자체공장에서 제작하는데 완성된 옷을 보면 정말 태가 달라요. 옷 제작에 있어서 고집과 장인정신을 가지고 임하는 것이 오랜 시간 고객들에게 사랑받는 첫 번째 비결이라 생각하고요. 두 번째는 고객들과 친밀하게 소통하는 마케팅 커뮤니케이션이 덕분이지 않을까 싶네요.
Q. 자체공장이 있다고 하셨는데, 어떤 이점이 있나요?
공정이 까다로운 다품종 소량 생산의 경우, 공장에서 잘 제작해주지 않는 경우가 있어요. 하지만 자체공장을 보유하고 있으면 원하는 퀄리티만큼 최대한 빠르게 물량을 생산할 수 있어요. 저희는 자체공장이 있기에 저희가 디자인한 형태 그대로, 원하는 시기에 제작을 할 수 있죠. 빠른 기일 내 높은 퀄리티의 옷이 잘 생산되는 도매업체가 바로 ‘지수’라 할 수 있어요.
Q. 지수와 거래를 꾸준히 이어오는 충성도 높은 고객 분들이 많다고 들었는데요. 기억에 남는 고객이 있나요?
신상마켓을 통해 새롭게 거래 관계를 형성한 곳들이 많은데요. 신마(신상마켓의 애칭)에서 소통하며 함께 성장한 분들이 기억에 많이 남아요. 한번은 신마를 통해 영세한 소매업체가 샘플을 요청하셨는데 믿고 전달 드렸어요. 원래 도매들이 신생업체에게는 샘플을 잘 주지 않는 편이거든요. 이후 영세한 규모였던 그 업체가 쭉쭉 성장해 지금은 하루에 40~50만원씩 주문을 할 만큼 규모가 커졌어요. 이런 분들이 “지수 옷 퀄리티가 정말 좋다. 믿고 거래하는 도매다”라고 말씀주시면 정말 뿌듯하죠.
소규모 거래처와도 가깝게 커뮤니케이션 하며 함께 성장하려 해요. 새로운 거래처와 소통할 수 있는 유일무이한 수단이 신상마켓이기에 전 신마에 진심으로 임하고 있거든요. 패션 도소매 간에 협업과 공생관계를 구축할 수 있는 플랫폼이라 생각해요.
Q. 도매 사업을 하며 후회한 적은 없었나요.
24시간 돌아가는 곳이기에 정말 바쁘고 힘들지만 후회한 적은 없어요. 다만 금한령, 코로나19 등으로 인해 해외뿐 아니라 내수 고객도 발걸음이 뜸해져 매출이 곤두박질쳤을 때 너무 힘들었죠. 사실 지금도 힘든 시기를 건너고 있고요. 지수의 경우, 2030 여성 고객을 타겟으로 오피스룩, 웨딩 하객룩, 소개팅룩 등을 주력으로 선보이는데 코로나19 이후에는 이런 행사들이 너무 많이 줄었잖아요. 홈웨어가 대세가 되면서 참 어려워졌죠.
Q. 동대문을 근 10년간 지켜보면서 과거와 현재가 달라진 점이 있다면 무엇이 있을까요.
제가 마흔을 좀 넘겼는데요. 저 중고등학교 때는 ‘옷’ 하면 무조건 ‘동대문’이었어요. 패션의 메카라는 동대문의 이미지는 지금도 변치 않았다고 생각해요. 다만 예전에는 옷을 직접 가서 입어보고 가격 흥정도 하고 그랬는데 요즘은 거래 문화가 달라졌죠. 도소매간 거래도 신상마켓 같은 플랫폼에서 모두 이루어지니까요. 물론 거래가 더 편리해진 측면도 있지만, 사람 냄새 북적이던 예전 시장의 느낌이 그리운 것도 사실이에요.
Q. 급변하는 환경에서 어떻게 도매업을 운영하고 계신가요?
아무래도 오프라인 상에서 동대문을 오가는 사람들이 줄었기 때문에 온라인 상으로 지수 브랜드를 많이 노출하려 노력하고 있어요. 마케팅 측면에서 신상마켓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고요. 우리 브랜드를 소매 사장님들께 노출할 수 있는 유일한 플랫폼이기에 신상애드(신상마켓 광고)도 꾸준히 사용 중이에요. 신마를 통해 신규 거래처를 확보할 수 있기에 왜 이렇게 신마를 늦게 시작했을까 후회될 정도예요.
신상마켓을 통해 새로운 주문이 많이 들어와야 장사가 잘되는 도매라는 인식이 시장에 있거든요. 저 역시 신마 통해서 거래를 새롭게 튼 업체들이 많기에 오프라인에서 만나게 되면 친근하게 인사하고 샘플도 더 챙겨주고 그래요.
Q. 신상마켓을 통해 동대문에 어떤 변화가 생겼다고 생각하시나요?
많은 변화가 있죠. 일단 신상마켓은 동대문 도매시장에 있는 사람들 입에 가장 많이 오르내리는 서비스에요. 신마 모르는 도매사장님은 아마 거의 없을 거예요. 그만큼 영향력이 크다는 거죠.
특히 신상마켓 광고 구좌가 열리는 날은 그 주의 이슈에요. 광고가 5시에 시작하면 다들 4시 4~50분부터 알람이 맞춰져 있어요. 5시 좀 지나면 “하아~” 하고 탄식하는 소리가 여기저기서 들리기 시작하는데 광고 놓친 사장님들인 거예요. 신상마켓 광고 잡으려고 다들 난리인 거죠. 그만큼 동대문에서 점유율이 압도적으로 높은 서비스예요. 전 신상마켓이 동대문 도매시장에서 No. 1 서비스라고 생각하는데, 아마 다들 그렇게 느낄 걸요?
Q. ‘지수’가 고객들에게 어떤 브랜드로 기억에 남았으면 하시나요.
좋은 원단, 좋은 퀄리티, 정말 괜찮은 옷을 만드는 브랜드로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고객들 마음에 남고 싶어요. 옷을 만들 때, 한번도 현실과 타협하지 않고 매시즌 정말 좋은 원단을 사용하며 국내 제작을 고수하고 있거든요. 한 가지 더 바라자면, “아, 거기 남자 사장 참 진솔하고 재밌는 사람이었지” 하고 기억에 남았으면 해요. 믿고 협업할 수 있는 사람으로서요.
Q. 마지막으로 사장님에게 '동대문'이란 어떤 곳인가요?
저에게 다른 삶을 살 수 있게 해준 곳이에요. 제가 사업을 하다가 사기를 크게 당해서 주저앉았던 적이 있거든요. 정말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었는데 지금의 와이프를 동대문에서 만났고 새로운 삶을 시작하게 되었어요.
그래서 동대문은 지금의 저를 존재할 수 있게 해준 삶의 터전이자 체험 삶의 현장 같은 곳이에요. 다들 제각기 목표를 향해 밤낮으로 뛰며 열심히 땀 흘리는 사람들이 모여 있는 동네거든요. 지쳐서 힘들 때 그 모습을 보면 저 역시 다시 마음을 다잡게 돼요. 치열하기도 하고, 잔잔한 정도 있고, 의리도 있는, 사람 사는 냄새를 진하게 느낄 수 있는 곳이죠. 전 세계 어디에도 이런 삶의 터전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동대문은, 이곳에서 일하는 제게 자부심을 주는 정말 매력적인 동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