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arch
Duplicate

그 어떤 명품도 대체할 수 없는 동대문의 본질을 이어가는 브랜드

10년이면 강산이 변하는 세월이라고들 하죠. 한 분야에서 최고의 자리에 오르기까지는 재능도 중요하지만 꾸준한 노력과 시간을 투자해야 한다는 ‘1만 시간의 법칙’에서도 10년이라는 시간을 언급하는데요. 한마음으로 동대문 도매시장에서 무려 18년 동안 옷을 만들고 있는 두 분을 만나고 왔습니다. 갓 20살이 되던 해, 짐꾼 알바부터 시작해 지금은 도매 브랜드 3개를 운영 중이신 서용환 대표님과 남성복, 여성복 디자인을 두루 총괄하는 표소연 실장님입니다.
Q. 간단한 자기 소개와 매장 소개 부탁 드려요.
서용환 대표(이하 ‘서’): 안녕하세요, 노티스어패럴 대표 서용환입니다. 현재 누죤 3층에서 남성복 브랜드 ‘노티스보드(Notice Board)’와 여성복 브랜드인 디오트 1층 ‘꼼사(Comme Ca)’, 4층 ‘무아(Moi)’ 이렇게 세군데 매장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2004년부터 직접 도매 매장을 운영했으니 올해로 벌써 만 18년째 하고 있네요.
표소연 실장(이하 ‘표’): 안녕하세요, 노티스어패럴에서 디자인 총괄을 맡고 있는 표소연 실장입니다. 전체 브랜드의 디자인을 총괄하고 있고요, 주로 남성복 브랜드인 노티스보드의 디자인을 맡고 있어요.
Q. 운영하고 계신 브랜드 소개도 부탁 드려요.
표: 누죤 3층에 있는 노티스보드는 1020대 남성을 타겟으로 한 브랜드예요. 어린 친구들이 무난하게 입을 만한 옷을 주로 선보이고 있어요. 중저가 제품이지만 원단 퀄리티도 높고, 부자재도 신경 써 고르고 있어요.
디오트 1층에 있는 꼼사는 10대 후반부터 20대 초반 여성을 타겟으로 했어요. 가격대가 저렴하고 트렌디한 편이죠. 반면 디오트 4층에 있는 무아는 나이대가 조금 더 있는 20대 중후반, 30대 여성을 위주로 한 브랜드예요. 원단도 비싸고 바느질도 꼼꼼하게 재단해 고급스러운 스타일을 주로 선보이고 있죠.
Q. 처음에 도매업을 어떻게 시작하셨어요?
서: 20살이 되던 해 학비를 벌기 위해 동대문 도매 시장에서 짐꾼 알바부터 시작했어요. 대학을 졸업하고 나서 본격적으로 APM 도매 남성복 매장에서 직원으로 일을 시작했죠. 밤낮 없이 3~4시간만 자면서 일하다보니 어느새 총괄 디자이너 직무까지 올랐고, 제 브랜드도 가질 수 있게 되었어요.
표: 원래는 그래픽 디자이너로 사회생활을 시작했는데 늘 옷에 대한 관심이 많았어요. 한 의류업체를 소개 받아 의상 디자인을 시작하면서 서용환 대표를 만났죠. 이제 둘이서 함께 합을 맞춰 옷을 만든지 18년이 넘어가네요.
Q. 과거 동대문과 지금의 동대문이 달라진 점이 있다면 무엇이 있을까요.
서: 음.. 크게 외부적인 요인과 내부적인 요인 두 가지로 나눌 수 있을 것 같아요. 먼저 외부적인 요인으로는 판매방식의 변화죠. 예전에는 도매상가 건물을 중심으로 거래가 이루어졌다면 이제는 비대면 거래가 확연히 늘었어요. 대표적인 도소매 거래 플랫폼이 바로 신상마켓이죠.
내부적으로는 일하는 사람들의 마인드가 많이 변한 것 같아요. 제가 갓 스무살이 되었을 때만 해도 밤낮 없이 월 70만원만 받고 주6일을 일했는데 이제는 도매시장도 하나의 직장으로 바라보며 보통 샐러리맨처럼 일하는 분들이 많아졌어요. 이게 좋다, 나쁘다는 가치 판단을 하려는 건 아니예요. 워라벨이 점점 중요해지는 시대로 변해가고 있고, 예전과 지금의 상황이 많이 달라져서 생기는 자연스러운 현상이라 생각해요.
Q. 변해가는 상황 속에서 어떻게 사업을 운영하고 계세요?
서: 코로나19 전후로 확실히 시장 상황이 달라졌어요. 예전에도 온라인 쇼핑몰 비중이 압도적이긴 했지만, 이건 대부분 소매의 이야기였거든요. 하지만 코로나 이후로 도매 자체가 온라인화 되어가고 있다는 것을 크게 느껴요. 신상마켓의 거래가 대폭 늘어가는 것만 봐도 알 수 있죠. 저희 역시 온라인으로 소통하는 능력이 매우 중요하다고 판단해서 이미지나 브랜딩에 신경을 많이 쓰고 있어요.
Q. 신상마켓을 통해 도움을 받으신 경우가 있나요?
서: 원래 남성복 브랜드로 도매업을 시작했다가 2013년 청평화에 여성복 매장을 오픈했어요. 처음 시작하는 카테고리이다 보니 1년 가까이 헤맸죠. 그러다가 신상마켓을 알게 되었고, 상품을 등록해보기 시작했어요.
이후 하루에 30~40만원 정도이던 매출이 어느새 100만원을 넘기고 200만원까지 올라가게 되었어요. 당시 신상마켓 주문이 하루에 30~40건씩 쏟아져서 주문서 정리하는 데만 시간이 꽤 걸릴 정도였죠. 동대문 밤시장에 올라오기 힘든 지방거래처나 30, 40대 아기 엄마들이 신상마켓을 통해 주문을 정말 많이 넣었거든요. 이를 발판으로 여성복 브랜드를 3~4개 더 오픈할 수 있었어요.
Q. 신상마켓을 통해 동대문에 어떤 변화가 생겼다고 생각하시나요?
표: 신상마켓은 동대문 거래 방식을 온라인으로 바꾸어 놓았을 뿐만 아니라 신규 거래처 확보에 큰 역할을 하고 있죠. 예전 같으면 소매 사장님들이 동대문 밤시장에 직접 올라와 물건을 일일이 살펴보고 구매해야 했는데 왠만한 동대문 신상을 이제는 신상마켓에서 다 볼 수 있으니 정말 편리해졌죠.
덕분에 지방에 크고작은 거래처들이 많이 생겨난 것 같아요. 도매 입장에서 몰랐던 지방의 조그만 소매업체들을 신상마켓을 통해 알게 되면서 거래처가 늘었어요. 소매 입장에서는 시간이 없어서 못가봤던 도매 브랜드도 다양하게 볼 수 있고, 신상마켓이 직접 신상배송까지 대행해주니 거래가 수월해졌죠.
Q. 앞으로의 목표나 방향성이 궁금합니다.
서: 명품 브랜드만 가치가 있는 옷인 건 아니잖아요. 동대문 도매는 패스트패션의 원조인 곳이고, 그 어떤 곳도 대체할 수 없는 여기만의 가치가 있어요. 고정관념에 얽매이지 않고,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는 역량을 가진 동네죠. 이 본질을 이어가기 위해 스무살이나 마흔살이나 옷에 대해서만큼은 격의없이 이야기할 수 있는 말랑말랑한 조직을 만드는 것이 목표라면 목표라 할 수 있습니다.
18년째 동대문에서 일하고 있지만 신상을 낼 때마다 확신에 차진 않아요. 그저 매시즌 더 열심히 달려갈 뿐이죠. 시장조사를 하고, 트렌드를 파악하면서 이건 어떨까, 저건 어떨까 하는 불안과 초조함으로 매번 옷을 만들어요. 그게 제 원동력이기도 한 것 같고요. 더 솔직하게 말하자면 ‘쪽팔리지 말자’는 것이 신념인데요. 동대문에서 쪽팔리지 않게 장사하면서 제 중심을 가지고 나아가다보면 올해보다 나은 내년을 만들 수 있으리라 믿습니다.
표: 제 꿈이 60대까지 디자인을 하는 거예요. 백발 할머니가 되어서도 당당하게 의상 디자이너로 현장에 남아 있는 거죠. 또 하나는 고객들의 기억에 남는 옷을 만들고 싶어요. 샤넬 트위드를 보면 아, 샤넬 옷이구나 하고 바로 알 수 있잖아요. 저 또한 그런 옷을 만들어야 이 업계를 떠날 수 있는데 아직 한 획을 긋지 못해 남아 있네요(웃음).
Q. 그 목표를 이루는 데 신상마켓이 도와드릴 수 있는 부분이 있을까요.
서: 신상마켓은 현재 가장 많은 동대문 도매업체가 제품을 선보이고, 가장 많은 소매업체가 방문하는 곳이잖아요. 이미 국내 시장에서는 탄탄하게 자리를 잡았으니 이제 해외 판로를 개척해주면 좋겠어요. 가령 호주 쪽 거래처가 있는데 우리나라랑 계절이 반대이다 보니까 시즌이 지난 재고 상품도 쉽게 그쪽에서 판매할 수 있거든요. 중국, 일본, 미주 등 해외 시장으로 동대문 패션이 확장할 수 있도록 서포트 해주길 바라요.
Q. 마지막으로 사장님에게 '동대문'이란 어떤 의미인가요.
서: 고맙다는 마음이 제일 크죠. 이곳에서 청년 시절을 다 보냈고, 가족을 꾸렸고, 이제는 아이 아빠가 되었는데요. ‘동대문’ 덕분에 그래도 남들만큼은 먹고살 수 있었구나 하는 감사함이 있어요.
20대부터 거의 쉰을 바라보는 나이까지 오는 동안 다른 길을 생각해 본 적은 없어요. 이 직업을 후회한 적이 단 한번도 없거든요. 늘 있었고, 지금도 여기 있고, 앞으로도 내가 있어야 할 삶의 터전. 그게 동대문이죠.
표: 늘 당연히 곁에 있는 공기 같은 존재가 아닐까요? 평생 동안 자기가 좋아하는 일을 하며 사는 사람이 드물잖아요. 저는 제가 좋아하는 일을 할 수 있어 정말 행복한 사람이라 생각하거든요. 그걸 만들어 준 곳이 언제나 제 곁에 있는 동대문이죠.
사실 옷에 대한 진심이 없으면 버티기 힘든 곳이 동대문이거든요. 그만큼 사고도 많고, 스트레스도 많고. 하지만 저는 제가 만들고 싶은 옷을 만들 수 있는 사람이기에 행복해요. 물론 옆에 있는 사장 허락하에 만들어야 하지만! (웃음)
본 인터뷰는 소매 고객에게
도매 매장 홍보 콘텐츠로 발행됩니다.
인터뷰에 참여하고 싶은 사장님께서는
아래에 남겨주시면
순차적으로 연락드리겠습니다.
 우리 매장도 신청하기